• 2022. 11. 15.

    by. ly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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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권이 혼란에 빠진다. 조조에게 투항할지 대결을 벌일지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손권은 주유를 불러 함께 의논하기로 했다. 주유가 대궐에 나타나자 대신들이 너도나도 주유를 보러 왔다. 주유를 설득해서 자신들과 같은 편을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조조에게 항복하자는 무리도 있었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무리도 있었다. 이들의 의견을 모두 들은 주유는 제갈량을 만나러 가면서 노숙에게 말한다. “나는 조조에게 항복해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다네, 뜻을 바꾸지는 않을 거야.”

       제갈량은 주유를 보고 그가 조조에게 항복할 마음을 먹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제갈량은 침착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조조가 강동을 치려는 이유는 이교를 얻으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대교소교만 조조에게 넘겨주면 강동은 무사할 것입니다.” 여기서 이교는 교 씨 성을 가진 두 자매를 뜻했다. ‘대교는 언니로서 손책의 부인이고, ‘소교는 동생으로서 주유의 부인이었다. 이들은 조조와 가깝던 교 공의 딸들인데, 지난날 조조는 이 딸들을 아내로 맞으려 했었다. 그런데 뜻대로 안 되어 손책과 주유의 부인이 된 것이다.

       “뭐라고? 조조가 내 아내를 빼앗아 가려 한다고?” 주유는 분이 치솟았다. ‘조조 녀석이 정녕 그럴 수는 없지. , 안 되고말고.’ 주유는 조조에게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을 결의한다.

       하지만 역사 자료에는 제갈량이 주유를 격분하게 했다는 사실을 찾아볼 수 없다. <자치통감>의 기록에 따르면 제갈량이 노숙과 함께 시상에 와서 손권을 만나 동맹을 맺는 일을 논의할 때, 주유는 파양호에서 군사를 훈련시키고 있었다. 제갈량과 주유는 사실 서로 만난 적도 없는 것이다. 당시 손권은 유비와 힘을 합쳐 조조에게 대항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신들은 항복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노숙과 제갈량은 조조에게 대항해야 한다고 했고, 나중에 돌아온 주유 또한 조조에게 맞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제갈량, 노숙, 주유 세 사람의 의견이 같았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손권은 유비와 손을 잡고 조조와 싸우겠다는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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