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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는 장판교에서 스무 명이 조금 넘는 군사들을 데리고 조조군을 막아 낸다. 겨우 스무 명밖에 안 되는 군사들로 어떻게 대군을 막았다는 것일까?
장비는 장판교 동쪽에 숲이 있는 것을 보고 꾀를 낸다. 그는 병사들을 시켜 말꼬리에 나뭇가지를 매달게 했다. 그러고는 숲속에서 말을 타고 쉴 새 없이 뛰어다니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먼지가 뿌옇게 일어 숲속에 수많은 병사가 숨어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다음 장비는 장판교 가운데에 자리를 지키고 서서 조조의 군대를 기다렸다. 대군을 이끌고 장판교로 진격해 온 조조는 다리 한가운데 떡하니 서 있는 장비를 발견했다. 위풍당당한 태도가 10만 군사라고 거느린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다리 옆 숲속에서는 먼지가 뿌옇게 일었다. 수많은 병사가 숨어 있지 않고서야 그렇게 먼지가 날 리가 없었다. 어떻게 할까 조조가 생각에 잠긴 사이 장비가 우렁차게 소리를 내질렀다. 조조는 깜짝 놀라 병사들과 함께 철수했다.
장비는 상대방보다 자신의 힘이 턱없이 부족할 때 거짓으로 힘 있는 척 꾸몄다. 이렇게 하여 싸우지 않고도 적이 물러가게 만들었다. 동물 세계에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날 때가 있다. 수탉은 싸울 때 상대에게 겁을 주려고 목 주변의 털을 세운다. 상대보다 더 커 보이려는 것인데, 이것은 효과가 있다.
말꼬리에 나뭇가지를 매달고 먼지를 일으켜 수많은 병사가 숨어 있는 것처럼 꾸민 것은 조조처럼 똑똑한 사람에게는 곧 들켜 버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비는 이 속임수에 더해 불같은 기세로 조조에게 맞섰다. 당당하고 힘찬 태도에다 우렁찬 목소리까지, 장비의 이러한 허세에 조조가 속아 넘어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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