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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위나라의 가장 뛰어난 명장이 누구인가를 두고 사람들의 의견이 여럿이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그것이 조인이다.
조인은 열악한 처지에 놓인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재주를 가졌다. 관도 전투에서는 적은 군사를 이끌고 원소의 군량을 운반하는 주력을 이겼다. 또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패했을 때는 패배한 군사들을 지휘하여 동오군의 공격을 1년 넘게 막아 강릉을 지켰고 성공적으로 포위망을 뚫기도 했다.
관우와 맞선 양양, 번성 전투에서 조인은 군사 생활의 전성기를 맞는다. 이는 고통과 함께하는 눈부신 시간들이었다.
관우가 북방 정벌에 나가 중원이 흔들렸을 때, 우금이 조인을 구원하려고 이끈 일곱 부대의 군사는 거의 전멸하고 3만 명이 포로로 잡혀갔다. 게다가 조인이 지키는 번성에는 홍수가 나서 성벽이 쓰러질 정도였다. 성에 남은 병사는 몇천 명에 지나지 않았으며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군량도 다 떨어지고 병사들의 사기도 가라앉아, 도망치는 것만이 유일한 살길로 보였다.
그러나, 조인은 번성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성을 굳게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상황은 매우 어려웠다. 조조군은 유비와 한중 쟁탈전을 벌이느라 황하 남쪽으로 재빨리 움직일 병사가 없었으며, 허창과 번성 주위의 백성들은 관우를 떠받들었다. 조조 집단 내부에서도 한 황실을 옹호하는 사대부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만약 조인이 물러선다면 관우는 거침없이 쳐들어와 황하 남쪽 지역의 통제권을 빼앗을 것이었으므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조조는 도성을 옮길 준비를 했다.
조인은 이와 같은 사태를 막고자 목숨 건 선택을 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끝까지 지키는 것이었다. 끝까지 지키는 것은 가장 미련해 보였지만 전략적으로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다. 그가 번성과 생사를 함께하겠다는 결심을 보이자, 군사들도 마음을 다잡고 백성들과 함께 흙을 날라 성벽을 고쳤다. 얼마 뒤 홍수가 물러갔고 드디어 서황의 지원군이 도착했다. 이처럼 조인이 성을 끝까지 지켰기에 위나라는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얻었고, 새로운 작전을 조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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