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9. 3.

    by. lycian

    반응형

       소설 <삼국지연의>에는 육손이 극히 공손한 편지를 관우에게 보냈다는 구절만 있을 뿐 그 서신 내용이 무엇인지 묘사한 대목은 없다. 그런데 육손은 이 편지로 관우를 성공적으로 요리해 그가 방심한 틈을 타 형주를 빼앗는다.

     

    마침 역사서 <삼국지>에 이 편지의 내용이 실려 있다.

     

       “전에 장군께서 기회를 잘 이용해 적군을 손쉽게 이겼으니 그 업적이 찬란히 빛납니다. 저는 장군의 친구로서 장군이 적을 물리치는 것을 볼 때마다 감탄하여 장군의 업적을 칭송했습니다. 저희는 장군을 돕고 싶습니다. 저는 최근 손권의 명에 따라 서부를 지키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존경하면서 가르침을 얻을 수 있기를 기다립니다.”

     

       육손은 이런 편지를 한 번만 보낸 것이 아니라 또 보냈다.

     

       “우금을 잡은 일은 실로 놀랍습니다. 장군께서는 전대미문(전에 들어 본 적이 없음)의 업적을 세우셨습니다. 조조가 장군의 진로를 막을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간사한 조조가 주제 파악을 못 하고 장군과 맞서겠다고 하니 저는 장군에게 몰래 군사를 보내 장군을 도울 것입니다. 적군은 큰 손실을 보겠지만 반격할 수도 있습니다. 장군께서는 신중하게 행동하셔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시기 바랍니다. 장군과 이웃이 되어 영광이오니 장군을 존경하는 저의 진심을 헤아려주십시오.”

     

       이 두 편지에서 육손의 태도는 겸손할 뿐 아니라 적당한 권고를 섞어 성실하고 진실한 친구라는 느낌을 자아낸다. 그리하여 관우는 동오를 경계하는 마음을 푸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그 결과 앞뒤로 공격을 받아 허둥지둥 도망치는 사태에 이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