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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주는 세 나라의 전략가들이 모두 노리던 지역이다. 그러다가 서기 219년 여몽은 성공적으로 형주를 얻는다. 이것은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다. 형주 전투에서는 사실상 진정한 싸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쪽은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온 천하가 이름을 아는 관우 장군의 군대였고, 다른 한쪽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육손과 여몽의 군대였다. 그런데 여기서 패한 쪽은 관우의 군대였다. 관우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탓에 패배를 맛보았다고 할 수 있다.
여몽이 장수로 추천한 육손은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강동 최고의 군사적 재능을 보유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관우는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 병법에서는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동오는 자기편의 약점을 잘 알았기 때문에 여몽과 육손을 적절한 전략적 위치에 배치하고 그들이 재능을 펼치도록 했다. 또한, 여몽과 육손은 관우의 교만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가장 효과적인 함정을 팠다. 그런데 관우는 동오의 이러한 계획을 모른 채 자아도취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상대방을 자신의 이름만 들어도 꼼짝 못 하는 자로 여겼고,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여몽은 형주를 얻은 뒤에도 계책을 세워 형주의 군사와 백성을 힘으로 제압하지 않았다. 백성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지시했고 관우를 포함한 군사들의 가족들을 잘 돌봐 주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여몽은 배고프고 추위에 떠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나눠 주고, 아픈 자에게 약을 주었으며, 백성들의 마음을 안정시켰다 한다. 여몽은 이러한 방법을 써서 하룻밤 사이에 형주를 관우의 땅에서 동오의 땅으로 만들 수 있었다. 병법을 잘 다스리는 자는 피비린내 나는 싸움으로 적을 정복하지 않는다. 여몽이 형주를 얻은 예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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