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0. 4.

    by. ly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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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우, 원소와 등진 공손찬

     

       <삼국지연의>에서는 공손찬과 원소가 대립하게 된 이유를 기주를 두고 싸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소설가의 이야기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공손찬과 원소 사이의 원한은 소설보다 훨씬 복잡하고 길다.

       공손찬과 원소가 등을 진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자면 공손찬과 유우, 원소와 원술의 이야기까지 말해야 한다. 갖가지 복잡하게 얽힌 대립과 동맹 관계에 각자의 이익을 위한 움직임이 더해져 공손찬과 원소는 점차 대립 관계로 향한다.

     

       - 공손찬과 유우

     

       사건은 공손찬과 유우의 원한에서 시작된다. 공손찬의 초기 근거지는 계 일대의 지역이었고, 당시 유우는 유주지사를 맡고 있었다. 유주의 이민족은 자주 반란을 일으켰는데, 공손찬은 ‘힘이 진리’라고 믿고 무력으로 진압한 반면, 유우는 회유정책을 썼다. 이렇듯 다른 해결 방식 때문에 이민족은 두 사람에게 서로 다른 태도를 보였다. 공손찬은 꺼리고 유우는 믿고 따랐던 것이다. 그래서 유우의 명성은 점점 높아졌고, 공손찬은 유우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바로 여기서부터 벌어졌다.

       유우의 아들 유화는 조정의 관직에 있었는데, 동탁에 의해 장안으로 끌려간 헌제가 유화에게 명령을 내린다. 장안에서 도망쳐 여러 제후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는 것이었다. 당시 황제 자리를 탐내던 원술은 자신의 세력권에 들어온 유화를 떠나지 못하게 하고는, 유우에게 군사를 이끌고 와서 같이 동탁을 치자고 권한다. 원술은 헌제를 구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고, 황실 종친과 연합할 명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공손찬은 원술의 속셈은 눈치를 채고 유우에게 가지 말라고 설득했으나 유우는 듣지 않았다. 공손찬은 원술이 이 일로 자신을 원망할까 봐 사촌 동생 공손월을 원술에게 보낸다. 그러고는 유화를 잡아 가두고 유우의 군대를 빼앗으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다행히 유화는 제때 원술에게서 달아나 원소에게 갔다. 그 후 원소와 유우가 연합하고, 원술과 공손찬이 연합하여, 공손찬과 유우 사이는 더욱 벌어졌다.

     

        공손찬과 원소

     

       원소와 원술은 형제지만 서로 원한이 있었다. 원래 양성은 원술의 소유였는데, 원소는 자기 부하 주양을 보내 빼앗았다. 원술은 손책과 공손월을 보내 주양을 공격했지만 실패했다. 이때 공손월이 화살에 맞아 죽었다.

       그 전에 공손찬은 동탁을 토벌한다는 명분으로 병사를 모아 기주를 공격한 적이 있었다. 공손찬은 기주를 얻고 싶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원소에게 빼앗겼다. 이 때문에 화가 나 있는데 사촌 동생 공손월까지 죽자 공손찬은 곧장 군사를 일으켜 원소를 공격했다.

       원소는 적을 방심하게 만들려고 발해 태수의 인장을 공손찬의 또 다른 사촌 동생 공손범에게 넘기고 그의 손을 빌려 발해병을 공손찬에게 줌으로써 그의 병력을 불려 주었다. 그러자 공손찬은 원소가 정말로 자신을 두려워한다고 생각하여 자만했다. 그래서 경계가 느슨해지고 계교의 전투에서 원소에게 참패했다. 공손찬은 계의 근거지로 후퇴했지만, 원소는 틈을 주지 않고 뒤쫓아 왔다. 198년, 성을 지키는 데 실패한 공손찬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2. 알고 읽으면 더 재미있는 삼국지

       

       동탁이 황제를 위협해 장안으로 천도할 때, 원소와 한복 등은 유우를 황제로 옹립할 계획을 세운다. 그래서 공손찬은 유우를 죽일 때 마음에 약간의 망설임이 없지 않았다. 유우에게 정말로 황제의 운명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황제의 운명을 가진 사람을 죽인다면 천벌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공손찬은 유우를 죽이기 전에 하늘의 허락을 받을 방법을 생각했다. 그는 유우를 저잣거리로 끌고 가 뙤약볕 아래 묶었다. 그러고는 하늘에 빌었다.

       “만일 유우가 황제의 운명이라면 비를 내려 그를 구하소서.”

       그때는 한여름이었다. 해만 쨍쨍 내리쬘 뿐 아침부터 밤까지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공손찬은 허락을 구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이 유우를 황제의 운명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유우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 하루를 버텼지만 결국 목숨을 건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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