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0. 26.

    by. ly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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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를 태우고 계곡을 뛰어넘은 적로마

     

       유비가 형주를 머물 때 채모와 채 부인이 유비를 시기하여 풍년 축하 연회를 핑계로 군사들을 숨겨 그를 해치려 했다. 그런데, 다행히 유비가 이 사실을 알게 되어, 그 자리를 떠나 말을 타고 계곡을 넘어 도망간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위진세어>라는 책에도 있다.

       유표는 유비의 재능을 시기하여 중요한 자리를 주지 않았다. 채모와 괴월이 유표의 마음을 알고 연회에서 유비를 죽이려 했다. 유비는 이를 알아차리고 변소에 간다는 핑계로 빠져나와 적로마를 타고 달렸다. 달리다 보니 눈앞에 단계라는 계곡 사이의 물이 나타났다. 얼떨결에 뛰어들긴 했는데, 물살이 거세고 사람 키의 몇 배는 되는 깊이여서 말도 멈추어 섰다. 유비는 아찔했으나 말을 재촉하며 외쳤다.

       “적로야, 내가 지금 위험하니 좀 더 힘을 내 봐라!” 그러자 유비가 탄 말 적로마는 힘차게 뛰어올라 계곡물을 넘었다.

    적로마는 특정한 말 이름이 아니고, 눈이 붉고 눈 아래 하얀 점이 있는 말을 가리킨다. 유비를 태우고 계곡을 넘은 이 말은 원래 반란군 우두머리인 장무가 타던 것이었다. 그런데 조운이 장무를 죽이고 말을 유비에게 바친 것이다. 사람들은 유비에게 적로마가 주인을 해칠 말처럼 생겼다고 타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유비는 이렇게 말했다.

       “나쁜 말이 어디 있고 좋은 말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그런 것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 얽혀서도 전해 온다.

       동진의 이름난 장수인 유량에게 적로마가 한 필 있었다. 그런데 이 말이 주인을 해치는 말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어떤 이가 유량에게 말했다.

       “당신을 해칠지도 모르는데, 그 말을 다른 사람에게 팔지 그래요?”

       유량이 대답했다. “말을 팔면 나에게는 좋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새 주인을 해칠지도 모르잖소? 어떻게 내 이익을 위해 남을 해치겠습니까?”

       <삼국지연의>의 작가 나관중은 유비에게 유량처럼 고상한 도덕성을 부여했다. 그래서 유비도 말을 버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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