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0. 27.

    by. lycian

    반응형

       동한 말기의 둔전제

     

       조조는 북방을 평정하자마자 군사를 이끌고 남쪽의 유표를 공격하려 했다. 그런데 순욱이 말리며 건의했다. 이제 막 전투를 치러 병사들이 지쳐 있으니 반 년 동안 기세를 갈고닦은 뒤에 남쪽을 정벌하자는 것이었다. 조조는 이 의견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병사들을 시켜 둔전(屯田)을 경작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군사를 정비했다.

       둔전은 군사 요지에 주둔한 군대의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경작하는 토지를 말한다. 군인이 직접 경작하는 경우와 농민에게 경작하게 하여 수확량의 일부를 거두어 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군인이 경작하는 것은 군둔이라 하고, 백성이 경작하는 것은 민둔이라 했다. 민둔보다 군둔이 더 많았다.

       동한 말기에 날씨가 좋지 않아 수확량이 줄었다. 식량이 부족해 굶주림에 지친 농민들은 여기저기 떠돌았고, 마침내 백성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황건적의 난이 대표적인 예다. 이 난은 동한의 통치 기반을 크게 흔들었다. 전에는 무력을 써서 반란자들을 진압했던 것과 달리 조조는 이렇게 생각했다.

       “얼마나 굶주리고 살기 어려우면 반란을 일으켰을까! 군사를 동원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백성의 삶에 관심을 가진다면 민란은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조조는 둔전제도를 개선하고 황건군의 노약자와 가족들이 허창 지역의 둔전을 경작하게 했다. 그 결과 첫 해에 허창 지역에서 수백만 곡의 식량을 얻었다. 그 후 조조는 둔전제를 다른 곳까지 확대 시행했다. 양식이 마련되자 군대는 힘을 얻었다. 또한 여러 곳을 떠돌던 백성들도 경작해서 식량을 얻을 땅이 생겼다. 결과는 당연히 사회 안정과 농업 발전이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