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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년 3월 15일, 조조의 죽음으로 한 시대가 막을 내린다. 조조는 삼국의 인물 중 가장 평가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공도 으뜸, 죄도 으뜸, 본디 두 사람이 아니라 한 몸이다.” <삼국지연의>에 들어 있는 시는 조조라는 인물을 이렇게 압축하고 있다.
조조는 스스로도 이렇게 말했다 한다. “만약 내가 없었다면 몇 사람이나 왕이라 불리고 지배자라 불렸을지 모르겠구나.” 변화무쌍한 후한 시대나 영웅호걸이 난무하는 난세에도, 조조를 대신하거나 따라잡을 만한 인물은 없었다. 조조는 환관 가문에서 태어나 전장을 누비고 정치에까지 관여했다. 이러한 점은 적들의 반감을 샀지만, 조조는 적과 용감하게 싸워 그들을 밟고 일어섰다. 그는 책략의 대가이며, 사람을 잘 쓸 줄 알고, 과감한 행동력과 강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었다. 적벽대전 이전 조조는 천하를 호령했으며,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역사의 향방이 바뀌기도 했다. 조조는 죄 없는 백성을 학살하는 잔혹함을 보이기도 했지만, 충신을 아끼는 온정을 보이기도 했다.
“하늘의 뜻이라면 왕이 되겠다.” 이런 말에서는 그의 솔직함을 엿볼 수 있다. “나는 잠잘 때도 사람을 죽이는 버릇이 있으니 내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라.” 이런 말에서는 하늘을 찌르는 기세를 느낄 수 있다. 조조는 정치가의 면모뿐만 아니라 시인 같은 순수함과 천진함도 지녔다. 또 숱한 전투에 직접 나가 승리를 거두었다. 조조의 승리와 지략을 믿지 않았던 사람들도 나중에는 머리를 끄덕였다. 조조라는 인물은 후한시대를 평정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그러나 젊은 시절의 야심은 늙으면서 쓸쓸한 외로움으로 바뀌어 간다. 이때 하늘에 눈부신 별이 솟아오르니, 새로운 세력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천하가 셋으로 나뉘었다.
<환락삼국>이라는 책은 조조의 죽음을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조조의 몸에는 시인, 용사, 마귀, 간상(간사한 상인)의 영혼이 모두 들어 있었다. 이제 이런 영혼들이 조조의 몸에서 빠져나가 새로운 몸을 찾아 떠났다.” 조조는 죽었고, 역사는 계속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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