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12. 25.

    by. ly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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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연의>에서 뚱보 동탁은 잔인하고 포악한 데다 머리도 나쁜 것처럼 그려진다. 그러나 역사서 <삼국지>에서는 영리한 동탁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동탁이 한수, 변장의 난을 진압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적군 수만 명에게 포위된 채 화살과 양식마저 바닥났다. 정면 돌파로 포위를 뚫자니 병력 손실이 클뿐더러 포위를 뚫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그러던 중 동탁이 주변 지형을 살펴보니 포위를 빠져나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할 곳에 작은 강이 있었다. 그는 꾀를 내어 병사들을 시켜 물고기를 잡는 척하면서 둑을 쌓아 강을 막았다. 얼마 뒤 강이 마르자 동탁은 둑 아래로 군사를 이끌고 빠져나갔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적군이 추격해 오자 둑을 무너뜨려 적군을 따돌렸다. 이 계책으로 동탁의 군대는 당시 반란을 진압하던 군벌 중 가장 적은 피해로 승리한 군대가 되었다.

     

       대장군 하진이 십상시에게 살해된 뒤, 동탁은 군대를 이끌고 낙양에 입성해 권력을 잡는다. <삼국지>는 당시 동탁이 데려온 군대가 보병과 기병을 합쳐 고작 3천 명이었다고 쓰고 있다. 동탁은 자신의 병력이 적어 조정을 압박하기에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꾀를 냈는데, 낮에 북과 피리를 불며 성대하게 군대를 입성시킨 다음, 밤이 되면 몰래 성 밖으로 내보내 다음날 다시 허세를 부리며 입성시키는 일을 반복했다. 사나흘이 지나자 사람들은 동탁의 병력이 엄청나게 많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후 동탁이 조정의 대권을 잡고 제멋대로 굴 때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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