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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통 ‘삼국지’라고 부르는 것이 역사책인지 소설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본디 <삼국지(三國志)>는 진(晉)나라 학자 진수(蔯壽 233~297)가 편찬한 역사책으로, 중국의 삼국시대를 중심으로 약 반세기의 혼란기를 다룬 정사(正史)다. 그 뒤로 천 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나 원(元)과 명(明)의 교체기 무렵 나관중(羅貫中 1330?~1400)이 역사책 <삼국지>를 장편소설로 재구성했는데, 이것이 곧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다. 여기서 ‘연의’란 중국의 문학 형식으로 ‘역사적인 사실을 재미있게 풀어 쓴 책이나 창극’을 말한다. 그러므로 <삼국지연의>는 <삼국지>의 내용에다가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를 덧붙여 흥미를 돋운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삼국지연의>가 하도 널리 읽히고 유명해지다 보니 역사책 <삼국지>를 덮어 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그래서 ‘삼국지연의’를 줄여 ‘삼국지’라 부르는 일이 많아지고, 둘 사이에 혼동이 일어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삼국지연의>는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만난 대작이다. 그 안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는 사람들의 삶과 행동에 관해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삼국지연의> 첫머리를 여는 시
양자강 도도히 동으로 흐르고
물결 따라 영웅들도 사라졌구나
시비도 성패도 모두 부질없어라
청산은 예와 같이 그대로인데
지는 해 붉은 노을이 몇 번이던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하는 늙은이
흐르는 세월 만고풍상 다 겪었으리
탁주 한 사발 앞에 두고 마주 앉아서
어제와 오늘의 허다한 일들
웃음으로 날려 버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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