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12. 7.

    by. lyc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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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이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비판이 남의 흠을 들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흠을 들추는 것은 비판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진정한 비판은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잘못을 바로잡게 만드는 것이다.

       <삼국지연의> 50편에 그 예가 있다.

       조조는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에게 쫓겨 도망친 뒤 모사들과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던 조조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놀란 모사들이 물었다.

       “도망을 치면서 한 번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던 분이 지금 이렇게 안전한 곳에 와 있고 이제 복수를 준비해야 하는데 왜 우십니까?”

       “곽가가 죽은 것이 에통해서 운다. 만일 곽가가 살아 있었다면 이렇게 크게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조조는 더 크게 울면서 탄식했다. ‘슬프도다, 곽가. 안타깝다, 곽가.’

       이를 보고 모사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실수에 브끄러움을 느꼈다.

       적벽대전에서 패한 것은 조조 진영의 모사들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었다. 그래서 비판을 받아야 마땅했다. 하지만 조조는 무턱대고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돌려서 마음을 표현했다. 여기에 우리가 배울 만한 점이 있다.

     

       첫째, 비판의 목적이 뚜렷했다. 비판은 듣는 사람을 풀이 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잘못을 저리르지 않게 하는 것이다. 비록 적벽대전에서는 졌지만 앞으로 잘 해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모두 자신의 실수를 돌아보고 철저히 반성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것이 바로 비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고, 조조는 그것을 잘 알았다.

     

       둘째, 비판할 장소를 잘 선택했다. 많은 지도자들은 문제가 발생한 현장에서 바로 비판을 퍼붓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비판이라기보다는 그저 화를 내는 것이다. 비판은 비판을 받는 대상이 반성할 수 있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장소에서 해야 한다. 조조가 선택한 곳은 철수를 한 뒤의 안전한 장소였다.

     

       셋째, 비판을 하는 방법을 잘 선택했다. 조조는 실패의 원인이 여러 가지이므로 모든 사람을 하나씩 비판했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자신이 먼저 안타까워하고 곽가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부드럽게 모사들을 비판했다. 이렇게 해서 모사들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스스로 반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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