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추 선생 방통

   사마휘가 유비에게 한 말이 있다. “복룡과 봉추 두 사람 가운데 하나를 얻으면 천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복룡’은 숨어 있는 용이라는 뜻으로 제갈량을 가리키고, ‘봉추’는 봉황의 새끼라는 뜻으로 방통을 가리킨다. ‘복룡’과 ‘봉추’ 둘 다 뛰어난 인물을 가리키는 말이니, 이 두 사람이 슬기롭기로 얼마나 이름이 났는지 알 수 있다.

   방통은 어려서부터 큰 뜻을 품었다. 그는 18세 때 사람을 잘 판단하기로 유명한 사마휘를 찾아간다. 사마휘는 방통과 이야기를 나눈 뒤 그의 능력을 알아차리고는 훗날 세상을 이끌 인물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사실 그전까지는 방통의 우둔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아무도 그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마휘가 방통을 높이 평가한 뒤로 방통의 이름은 널리 퍼졌고, ‘봉추 선생’이라고 불렸다.

   방통은 유명해진 뒤 여러 인물을 평가했다. 그런데 평가를 할 때마다 아름다운 말과 표현을 사용했다. 어떤 사람이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방통이 대답했다.

   “세상이 어지러우니 악을 행하는 사람은 많고 선을 행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이럴 때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높게 평가하면 그 사람은 더 좋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방통은 주유의 편에서 관직을 맡기도 했다. 주유가 죽자 방통은 그의 시신을 오군으로 옮겨 잘 모셨다. 당시 강동에서 유명하던 육적, 고소, 전종 등도 앞다투어 그에게 평가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때마다 방통은 일일이 정확하고 공정하게 평가해 사람들의 탄복을 자아냈다.

   유비는 형주에 정착한 뒤 방통을 현령이라는 자리에 임명했다. 그러나 방통은 자신의 재능에 비해 관직이 작다며 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얼마 뒤에 해직되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노숙은 유비에게 편지를 보내 방통은 뛰어난 인물이니 선처해 달라고 부탁했다. 제갈량도 노축과 마찬가지로 유비에게 그를 추천했다. 그래서 유비는 방통을 불러다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그의 뛰어남을 알고는 요직에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