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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견이 죽자 그의 아들 손책은 원술에게 몸을 의탁한다. 그는 남의 밑에 있고 싶지 않았지만, 수중에 병력이 없어서 고민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동탁을 토벌할 때 얻은 옥새를 담보로 맡겨 원술에게서 3천 병사와 말 5백 필을 빌려 강동을 정벌하기 시작한다.
이 대목에서 손책의 뛰어난 군사 전략을 알 수 있다. 아버지 손견은 ‘옥새를 가진 사람이 천하의 주인이 된다.’는 속설을 믿고 어떻게든 옥새를 내놓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아들 손책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생각했다. 옥새는 한낱 물건일 뿐이니 써먹을 수 있을 때 써야 한다. 그래서 손책은 원술에게 옥새를 담보로 맡기고 군사를 빌렸던 것이다.
그런데 역사서를 살펴보면 이 대목이 나관중이 지어낸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삼국지>, <후한서>, <자치통감>을 보면 손책이 옥새를 담보로 잡혔다는 말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손책이 강동을 정벌할 때 거느린 군사들은 어디서 났을까? 일부는 손견이 남긴 군대였고, 일부는 손책이 새롭게 모집한 병사들이었다. 손견이 죽은 뒤 손견이 거느렸던 군대는 대부분 원술의 군대가 되었는데, 원술은 손책의 능력에 감탄하여 손견의 옛 군대를 돌려주었다. 원술이 빌려준 군대도 조금 있었지만 병사는 천여 명, 말은 수십 필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면 옥새도 손책이 원술에게 담보로 잡힌 것이 아닐까?
<후한서>에는 매우 간단한 해답이 나온다. ‘원술은 손견이 옥새를 가졌다는 말을 듣고, 그가 죽자 옥새를 가져갔다.’ 즉 손견이 죽자 원술은 그 아들들이 어리고 힘없는 틈을 타 옥새를 강제로 빼앗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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